아침부터 부지런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여행자들이 많이 들리는 방향으로 가 보기로 했다.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그랩을 잡아타고 도착 한 곳은 찡짜이마켓.
붐비는 시간을 피한다고 오전 일찍 서둘렀는데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아침과 점심 사이 ,
먹거리를 고르는 사람들의 손길들이 분주했다.

나는 작고 동그란 틀에 붕어빵 처럼 구워낸 코코넛 빵과
초록빛이 선명한 아보카도 쉐이크를 맛보며
의자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했다.

짧지만 수많은 여행객들이 스쳐 지나가고
그 사이로 거리의 음악가들이 부르는 멜로디가 느리게 흘러퍼졌다.
혼자라서 가능한 속도였다.

마켓은 온전히 여행자들을 위해 준비된 축제 같았고
끝없이 눈길을 사로잡는 소품 전시회 같았다.



마켓을 나와 잠시 쉬어갈 조용한 카페로 이동했다.
큰 창 너머로 보이는 창클란 거리,
말수가 적어도 어색하지 않은 공간.
커피 위에 얹힌 선명했던 라테 아트보다
잠깐 나눈 직원과의 대화가 더 오래 남았다.
여행자는 스쳐 가지만,
그 순간의 호의는 진짜였다.
K팝 가수를 좋아해서
언젠가 한국을 방문 하고 싶다는 그녀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오후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호텔 수영장은 이미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했고
물은 아주 조금 차갑게 느껴졌다.
물에 몸을 담그고
맥주 한 모금을 천천히 마셨다.
사람들은 대부분 수영하지 않았다.
썬베드에서 책을 읽거나
그늘 아래서 낮잠을 잤다.
이런 게 휴식이라면
나는 지금 제대로 쉬고 있는 중이었다.


해가 기울 즈음
멀리 나가는 대신
호텔 꼭대기층 바에 올라갔다.
야경은 과하지 않았고
재즈 음악이 낮고 조용하게 흘렀다.

혼자 앉아도 설명이 필요 없는 밤.
이날은 많이 보지 않았고
많이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하루가 꽉 찼다는 느낌이 들었다.

혼자 여행의 묘미는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떤 리듬으로 하루를 흘려보냈느냐에 있다는 걸
치앙마이에서 처음 알았다.
'여행의 조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치앙마이 여행, 쉼을 주는 장소 캄 빌리지(Kalm Village) (2) | 2026.02.04 |
|---|---|
| 치앙마이 여행 일정 속도가 느린 도시에서, 과속한 하루 ? (2) | 2026.01.21 |
| 치앙마이 여행 첫날 밤도착은 늦었고 도시는 어두웠다. (1) | 2025.12.30 |
| 치앙마이 여행 올드타운 산책으로 시작해 보면 생기는 일 (9) | 2025.12.05 |
| 방콕 vs 치앙마이 , 같은 태국, 다른 두 도시의 기질 (0) | 2025.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