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용의 출현 : 압도적인 승리가 주는 위로
"한마디로 감상평을 이야기한다면 담백하고 깔끔하지만 깊은 맛이 있었던 한산 용의 출연."
누적 관객수 1700만을 동원했던 영화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보고 왔다.
7월 27일 개봉 후 지금까지 연일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곧 누적 관객수 300만 명을 달성할 것 같다.
명량의 신기록을 깰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범죄도시 2에 이어 천만은 달성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제작비 28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본이 들어갔고 김 한민 감독의 연출력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진중하고 과묵하며 치밀한 이 순신 역을 박해일도 잘 소화했지만 어려운 일본어를 구사하며 성질이 불같고 치밀하며 뛰어난 전략가의 모습을 가진 적장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역을 한 변요한의 연기도 정말 좋았다.
그리고 노장군의 역을 하신 안성기 씨 역시 국민 배우답게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한마디로 감상평을 이야기한다면 담백하고 깔끔하지만 깊은 맛이 있다.
전작 명량에서 다소 지루함을 유발했던 이순신의 신변 이야기나 주요 등장인물들의 신파를 빼고 연기자들의 감정선을 단순하며 깔끔하게 처리했다.
대신 조선과 왜군의 치열한 첩보전을 보여주며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액션 장면 정말 좋았지만 무엇보다 짜릿하고 재미있었던 장면은 역시 일명 견내량 대전이라 불리는 한산대첩 장면이다.
연이은 패배로 수세에 몰리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반드시 필요한 거북선마저 파손된 상황에 놓인 조선의 장수 이순신 < 박해일 분> 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싶었다.
아니 선조 임금마저 의주로 피신하고 절체절명의 위기앞에 선 조선을 위해서 압도적인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돌아가는 상황은 결코 이순신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왜군들이 복카이센이라 부르며 두려움에 떨던 조선 거북선의 설계도가 왜군 첩자에 의해 적에게 넘어가고 이순신 장군이 구상하던 학익진 전투에 관한 정보마저 넘어간 상황이었다.
그리고 내부엔 원균같은 인물이 이순신의 전략에 딴지를 걸고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병법에 능통한 전라 좌수사 이순신의 전술과 학익진은 일본의 용맹한 장수 와키자카 야스하루 (변요한 분)의 판단과 전략을 이겼고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냈다.
특히 적선이 바로 100미터 앞까지 돌진해 올때까지 참았다가 일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대단히 심리전에 강하다는걸 알수있다.
한 끝차이로 자칫하면 적의 선제공격에 당할수도 있는 상황이니말이다.
사실 이 영화 한산에서 이순신은 결함이 많고 부서진 데다 장단점까지 적에게 노출된 거북선을 출전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줄 알고 영화를 보다가 견내량에서 왜군의 배를 유인해 내려던 조선군 배 세척이 위기에 처했을 때 깜짝 등장한 거북선이 꼭 어벤저스나 슈퍼맨 처럼 반가웠다.
영화 한산을 국뽕영화라 부르며 평가절하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영화속 이순신이 "우리에게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듯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압도적 승리가 주는 위로가 때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에겐 최근 압도적 승리가 주는 위로가 필요했고 재미와 더불어 충분한 위로를 받았다.
역시 성웅 이순신의 이야기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우리 마음속 신화 같은 존재다.